“자진퇴사는 실업급여 못 받는다”는 말, 절반만 맞습니다.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표2는 스스로 사표를 냈어도 ‘정당한 이직 사유’로 인정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고, 실무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 조항으로 수급 자격을 인정받습니다.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— “같은 처지의 다른 근로자라도 그만뒀을 상황인가.” 이 글에서 인정 사유를 유형별로 정리하고, 각각 어떤 증빙이 필요한지까지 다룹니다.
유형 1 — 회사가 원인인 경우
- ① 임금체불 — 이직 전 1년 안에 임금 전액을 2개월 이상 못 받았거나, 일부라도 2개월분 이상 밀린 경우. 월급의 30% 이상을 2개월 이상 늦게 받은 경우도 해당합니다. 증빙: 급여명세서, 통장 입금 내역, 노동청 진정 접수증.
- ② 최저임금 미달 — 받은 임금이 최저임금(2026년 시급 10,320원)에 미치지 못한 경우. 내 시급 확인은 2026 최저임금 정리 참고. 증빙: 근로계약서, 급여명세서.
- ③ 연장근로 제한 위반 — 이직 전 1년 안에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가 2개월 이상 이어진 경우. 증빙: 출퇴근 기록, 업무 메신저·메일 타임스탬프.
- ④ 직장 내 괴롭힘·성희롱 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의 직장 내 괴롭힘, 성희롱·성폭력 피해를 입은 경우. 증빙: 녹음, 메신저 캡처, 사내 신고 기록, 노동청 진정, 병원 진료기록. 가장 다툼이 많은 유형이라 증빙의 질이 결과를 가릅니다.
- ⑤ 회사의 부당한 처우 — 채용 시 제시된 근로조건이나 기존 조건보다 낮아지게 된 경우(일방적 연봉 삭감, 직무 강등 등)가 2개월 이상 지속. 증빙: 근로계약서·연봉계약서 신구 대조, 발령 문서.
- ⑥ 폐업·대량 감원 예정 — 회사의 폐업이 확실시되거나 대량 인원 감축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, 권고사직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나가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.
유형 2 — 통근·이사 문제
⑦ 통근 곤란 — 사업장 이전, 전근, 결혼에 따른 이사, 가족 돌봄을 위한 거소 이전 등으로 통근 왕복 3시간 이상이 된 경우입니다. 대중교통 기준으로 측정하며, 지도 앱의 경로 검색 결과가 유용한 증빙이 됩니다. “원래 멀었는데 힘들어서”는 해당되지 않고, 사정 변경(회사가 이전했거나 내가 불가피하게 이사)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.
유형 3 — 건강·가족 문제
- ⑧ 질병·부상 — 심신의 장애나 질병으로 담당 업무 수행이 곤란한데, 회사가 휴직이나 업무 전환을 허용하지 않아 퇴사한 경우. 증빙: 의사 진단서(“해당 업무 수행 곤란” 소견 포함), 회사에 휴직·전환을 요청한 기록과 거부 답변. 요청 기록 없이 진단서만 있으면 탈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- ⑨ 가족 간호 — 부모나 동거 친족의 질병·부상으로 30일 이상 본인이 간호해야 하는데 회사가 휴가·휴직을 허용하지 않은 경우. 증빙: 가족 진단서, 가족관계증명서, 휴직 요청·거부 기록.
- ⑩ 임신·출산·육아 — 임신, 출산, 만 8세 이하 자녀 육아로 업무를 계속하기 어려운데 회사가 육아휴직 등을 허용하지 않은 경우.
유형 4 — 계약·기타
- ⑪ 계약기간 만료 — 재계약을 회사가 거절한 경우는 애초에 비자발적 이직입니다. 단, 회사는 재계약을 제안했는데 근로자가 거절하면 자발적 퇴사로 봅니다.
- ⑫ 정년 도래 — 정년으로 퇴직하는 경우.
- ⑬ 병역 등 의무 복무 — 병역법에 따른 의무 복무로 이직하는 경우.
신청 전 준비 — 순서가 결과를 바꿉니다
- 퇴사 전에 증빙부터 — 퇴사하고 나면 사내 시스템 접근이 끊깁니다. 급여명세서, 출퇴근 기록, 메신저 대화, 휴직 요청 메일은 재직 중에 개인적으로 확보하세요.
- 회사에 공식 요청 기록 남기기— 질병·가족간호·육아 유형은 “회사가 허용하지 않았다”가 요건입니다. 구두가 아니라 메일·서면으로 요청하고 답변을 받아두세요.
- 사직서 문구 주의— “일신상의 사유”라고만 쓰면 불리합니다. 실제 사유 (임금체불, 괴롭힘 등)를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.
- 고용센터 사전 상담 — 애매한 케이스는 퇴사 전에 관할 고용센터(국번 없이 1350)에 익명으로라도 문의해 인정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것이 안전합니다.
인정되면 받는 금액은 동일합니다
정당한 이직 사유로 인정되면 일반 수급자와 똑같이 평균임금의 60%(2026년 상한 68,100원·하한 66,048원)를 가입기간·나이에 따라 120~270일 받습니다. 예상 금액은 실업급여 계산기로, 전체 신청 절차는 실업급여 신청 5단계에서 확인하세요.
정리
자발적 퇴사여도 임금체불·괴롭힘·왕복 3시간 통근·질병·가족간호 등 별표2 사유에 해당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. 관건은 사유 자체보다 증빙과 요청 기록입니다. 지금 퇴사를 고민 중이라면, 사표를 내기 전에 이 글의 준비 4단계부터 밟으세요. 퇴사 시 못 받은 연차가 있다면 연차수당 계산기로 정산액도 함께 챙기시고요.